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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제4편 동탁 토벌 연합군: 조조의 날카로운 지략과 유비 삼형제의 빛나는 무용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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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약 200자)

    폭군 동탁을 무너뜨리기 위해 뭉친 열여덟 제후!
    그러나 연합군 속 진짜 별은 조조의 머리와 유비 삼형제의 칼끝이었다.
    혼란 속에서 빛난 지략과 무용,
    삼국지 최초의 대격돌이 지금 펼쳐집니다!

    디스크립션 (약 300자)

    십상시의 난 이후, 권력을 쥔 폭군 동탁을 무너뜨리기 위해 각지의 제후들이 뭉쳤습니다.
    그 속에서 조조는 누구보다 날카로운 지략을 발휘했고, 유비·관우·장비는 눈부신 무공으로 진영을 사로잡았습니다.
    삼국시대 대전쟁의 첫 서막이 열린 동탁 토벌전.
    각 영웅들의 진면목이 드러난 이 전장을 지금 함께 돌아봅니다.

    ※ 파트 1

    천하를 뒤덮은 동탁의 검은 그림자는 마침내 전국의 충의지사들을 분연히 일어나게 만들었다. 교기교위 조조가 쏘아 올린 격문은 각지에 흩어져 있던 영웅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마침내 발해태수 원소를 맹주로 하여 십팔로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산양(酸棗) 땅에 집결했다. 그 위세는 실로 대단하여, 각양각색의 깃발이 하늘을 뒤덮고 갑옷 입은 병사들의 함성이 땅을 진동시켰다. 제후들은 소를 잡아 그 피를 나누어 마시며 동탁 토벌과 한 왕실 부흥을 맹세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형식상으로는 천하의 대의를 위한 연합이었으나, 그들의 속내는 각기 다른 야심과 계산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이 거대한 연합군 진영 한구석에,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공손찬의 휘하에 속한 작은 부대로서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비록 유비가 한 황실의 후예라는 정통성을 지니고 있었고, 관우와 장비가 황건적 토벌 과정에서 알음알음 그 용맹을 떨치긴 했으나, 수만 대군을 이끄는 명망 높은 제후들 사이에서 그들은 여전히 이름 없는 존재에 가까웠다. 원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후들은 그들을 눈여겨보지 않았으며, 때로는 업신여기는 듯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연합군의 결성 소식은 곧 낙양의 동탁에게도 전해졌다. 처음에는 오합지졸의 반란이라며 코웃음 치던 동탁이었으나, 참여한 제후들의 면면과 그 군세가 상상 이상이라는 보고를 받자 점차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즉시 사위이자 모사인 이유(李儒)를 불러 대책을 논했다. 이유는 연합군의 기세가 거세니, 우선 예봉을 꺾고 내부 분열을 노리는 것이 상책이라 조언했다. 이에 동탁은 자신의 의붓아들이자 천하무쌍의 용장인 여포에게 정예병 십오만을 주어 호뢰관(虎牢關)을 굳게 지키게 하고, 도독 화웅(華雄)에게 효기교위 이숙(李肅), 호진(胡軫), 조잠(趙岑) 등을 부장으로 삼아 병력 오만을 주어 연합군의 길목인 사수관(汜水關)을 막도록 명했다. 화웅은 신장이 아홉 자에 이르고, 용맹하기가 범과 같아 동탁이 매우 아끼는 장수였다.

    연합군은 원소를 총대장으로 추대한 후, 장사태수 손견(孫堅)을 선봉으로 삼아 사수관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손견은 강동의 호랑이라 불릴 만큼 용맹하고 지략이 뛰어난 인물로, 황건적 토벌에서도 큰 공을 세운 바 있었다. 그는 아들 손책(孫策)과 정보(程普), 황개(黃蓋), 한당(韓當) 등의 용장들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사수관을 공격했다.

    그러나 연합군의 앞날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손견이 연승을 거두며 사수관을 압박하자, 후방에서 군량미를 보급해야 할 후장군 원술(袁術)이 손견의 공을 시기하여 고의로 군량 보급을 중단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량이 끊기자 손견의 군대는 굶주림에 시달렸고,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이 틈을 타 화웅은 야밤을 이용해 손견의 군영을 기습했다. 손견은 용감히 맞서 싸웠으나, 혼란 속에서 부장 조무(祖茂)가 그의 붉은 두건을 대신 쓰고 유인하다 전사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간신히 퇴각해야 했다.

    손견의 패배 소식은 연합군 진영을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다. 원소는 크게 노하여 원술을 질책했으나, 원술은 변명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연합군의 내부 균열이 첫 전투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웅의 기세는 더욱 등등해졌다. 그는 사수관 앞에 진을 치고 연일 연합군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싸움을 걸어왔다.

    분노한 제후들은 차례로 자신들의 부장들을 내보내 화웅에게 맞서게 했다. 제북상 포신의 아우 포충(鮑忠)이 먼저 나섰으나 화웅의 칼에 단숨에 베였고, 이어 원술의 부장 유섭(俞涉)과 한복의 부장 반봉(潘鳳) 또한 화웅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연이어 세 명의 장수가 허무하게 죽어나가자, 연합군 진영은 깊은 절망감과 공포에 휩싸였다. 화려한 명성과 위세를 자랑하던 제후들은 그저 안색이 창백해져 서로 눈치만 볼 뿐, 누구도 선뜻 화웅에게 맞설 용기를 내지 못했다.

    맹주인 원소는 답답함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탄식했다.
    "슬프도다! 나의 용장 안량(顔良)과 문추(文醜) 중 한 명이라도 이곳에 있었더라면 어찌 저 화웅 따위가 날뛰는 것을 보고만 있었으리오!"
    그의 말에 장막에 모인 제후들은 더욱 고개를 숙였다. 천하의 영웅들이 모였다고 자부했으나, 일개 동탁의 부장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장막 한구석 공손찬의 뒤편에 조용히 앉아 있던 관우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그의 품계는 공손찬 휘하의 마궁수(馬弓手)에 불과했다. 관우는 원소에게 공손히 읍하며 말했다.
    "소장이 비록 재주는 없사오나, 원컨대 나아가 화웅의 목을 베어 맹주께 바치겠나이다."

    관우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장막 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이어 여기저기서 비웃음과 조롱이 터져 나왔다. 특히 원술은 큰 소리로 꾸짖었다.
    "네놈은 어느 안전이라고 일개 궁수가 감히 이 자리에서 망언을 지껄이는 것이냐! 당장 끌어내어 매우 쳐라!"
    다른 제후들 역시 관우의 용모가 비범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낮은 직위를 보고는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말석에 앉아 있던 조조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관우의 형형한 눈빛과 범상치 않은 기세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맹주께서는 진정하십시오. 저 장수의 풍모를 보아하니 결코 허풍을 떠는 자가 아닌 듯합니다. 한번 기회를 주어 그의 무용을 시험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만약 그가 이기지 못한다면 그때 벌하여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조조의 말에 원소는 잠시 고민했으나,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조조는 즉시 따뜻한 술 한 잔을 따라 관우에게 건네며 그의 용기를 북돋았다.
    "장군께서 이 술을 드시고 전장에 나가시오. 장군의 무운을 빌겠소이다."
    그러나 관우는 술잔을 받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술은 잠시 두십시오. 소장이 역적의 목을 베어 돌아온 후에 마셔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말을 마친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집어 들고 장막을 나섰다. 그의 발걸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고, 그 뒷모습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유비와 장비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둘째 형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확인했다.

    관우가 적토마(비록 이 시점에서는 적토마가 아니었을 수 있으나, 그의 용맹을 상징하는 명마를 탔을 것이다)에 올라 사수관 앞으로 나아가자, 화웅은 누런 수건을 두른 병졸 하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얕잡아보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
    "네놈은 어느 집 졸개냐! 감히 이 화웅님의 칼날 아래 죽으러 왔느냐?"
    관우는 아무 대답 없이 청룡언월도를 고쳐 잡고 화웅을 향해 말을 달렸다. 두 필의 말이 격돌하고, 두 자루의 무기가 허공에서 번뜩이는 순간,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피보라가 솟구쳤다.

    연합군 진영의 제후들과 병사들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처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장수가 말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관우는 한 손에 사람의 머리를 들고 유유히 말을 달려 돌아왔다. 그가 장막 앞에 이르러 던진 머리는 바로 조금 전까지 천하무적을 자랑하던 화웅의 것이었다. 그리고 조조가 권했던 술잔은 여전히 그 온기를 채 잃지 않고 있었다.

    장막 안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경악과 불신, 그리고 감탄이 뒤섞인 시선들이 일제히 관우에게 쏠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일개 마궁수로 폄하되던 이름 없는 장수가 당대 최고의 용장 중 하나인 화웅을 단숨에 베어버린 것이다. 원소는 놀라움과 함께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꼈고, 원술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앞으로 나아가 관우의 손을 잡았다.
    "실로 천하의 의사(義士)로다! 그대의 용맹에 내 감탄을 금할 수 없소!"
    그는 즉시 유비를 불러 관우, 장비와 함께 상석으로 모시고 그들의 공을 치하했다. 비로소 유비 삼형제는 연합군 진영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아직 많은 제후들이 그들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시기하거나 경계했지만, 적어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사수관의 화웅을 벤 관우의 용맹은 연합군의 사기를 하늘 높이 끌어올렸으며, 동탁 토벌 전쟁의 향방에 새로운 변수를 던져주었다. 도원에서의 맹세가 천하를 향해 그 첫 번째 찬란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 파트 2

    관우가 화웅을 베고 사수관을 돌파하자, 연합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동탁은 화웅이 죽고 사수관이 위태롭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의 모사 이유(李儒)는 연합군의 기세가 이미 중원을 진동시키고 있으니, 직접 대군을 이끌고 나가 제압하거나, 천하무쌍의 용장 여포(呂布)를 보내 호뢰관(虎牢關)에서 결전을 벌여야 한다고 진언했다. 동탁은 고민 끝에 여포에게 정예병 십오만을 주어 호뢰관을 사수하게 하고, 자신은 이십만 대군을 이끌고 낙양 부근에 주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장안(長安)으로 천도할 준비를 은밀히 서둘렀다. 여포는 "사람 중에 여포요, 말 중에 적토(赤兎)라(人中呂布 馬中赤兎)"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무용을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몸에는 백화전포(百花戰袍)를 걸쳤으며, 허리에는 사자 모양 허리띠를 두르고, 손에는 방천화극(方天畫戟)을 든 채 하루 천 리를 달린다는 적토마에 올라 위풍당당하게 호뢰관으로 향했다.

    연합군은 승리의 기세를 몰아 호뢰관으로 진격했다. 호뢰관은 험준한 산세에 의지한 천혜의 요새로, 중원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원소는 왕광(王匡), 교모(喬瑁), 포신(鮑信), 원유(袁遺), 공융(孔融), 장양(張楊), 도겸(陶謙), 그리고 공손찬(公孫瓚) 등 여덟 제후에게 선봉을 맡겨 호뢰관을 공격하도록 명했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여전히 공손찬의 휘하에 속해 이들과 함께 호뢰관으로 향했다.

    호뢰관 앞에 도착한 연합군 선봉대는 여포가 이끄는 서량 군대의 굳건한 방어진과 마주하게 되었다. 여포는 적토마를 타고 관문 앞에 나와 연합군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쥐새끼 같은 반역도당들아! 어서 나와 죽음을 맞이하라! 너희들의 맹주 원소는 목을 빼고 기다리렷다!"
    그의 오만방자한 태도와 살기등등한 기세에 연합군 장수들은 모두 분노했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명성에 압도되어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마침내 하내태수 왕광의 부장 방열(方悅)이 참지 못하고 말을 달려 여포에게 맞섰으나, 채 다섯 합을 겨루기도 전에 여포의 방천화극에 찔려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이어서 북해태수 공융의 부장 무안국(武安國)이 철퇴를 휘두르며 덤벼들었으나, 여포의 일격에 손목이 부러져 달아났다. 여포의 신들린 듯한 무예에 연합군은 공포에 휩싸였고, 누구도 감히 그에게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공손찬이 직접 말을 몰아 여포에게 달려들었다. 공손찬 역시 북방에서 용맹을 떨친 장수였으나, 여포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몇 합 겨루지 못하고 공손찬은 급격히 밀리기 시작했고, 여포의 방천화극이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순간이었다.
    "이 삼가 반복하는 종놈아(三姓家奴)! 연나라 장비가 여기 있다!"
    벼락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장비가 장팔사모를 휘두르며 질풍처럼 달려 나와 여포의 공격을 막아냈다. '삼가 반복하는 종놈'이라는 말은 여포가 원래 정원의 양자였다가 동탁에게 매수되어 정원을 죽이고 다시 동탁의 양자가 된 것을 비꼰 말이었다. 여포는 크게 노하여 공손찬을 버려두고 장비와 맞붙었다.

    장비와 여포, 두 용장의 대결은 실로 천지를 뒤흔드는 듯했다. 장팔사모와 방천화극이 부딪힐 때마다 불꽃이 튀었고, 말들의 울음소리와 두 장수의 기합소리가 전장을 가득 메웠다. 오십여 합을 겨루었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장비는 평생 처음 만나는 강적에 오히려 더욱 기세가 올랐고, 여포는 이름 없는 장수의 용맹에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우는 장비가 여포와 호각으로 싸우고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부칠 것을 염려하여, 청룡언월도를 비껴들고 말을 달려 싸움에 뛰어들었다.
    "역적 놈아, 어디 가느냐! 관운장이 여기 있다!"
    관우의 가세로 이제 여포는 두 명의 초절정 고수를 동시에 상대하게 되었다. 청룡언월도와 장팔사모가 마치 두 마리의 용처럼 여포를 에워싸고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여포는 천하의 용장이었으나, 관우와 장비 두 사람의 협공은 실로 감당하기 어려웠다. 삼십여 합을 더 겨루었으나, 여포는 점차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고, 그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혔다.

    그때, 멀리서 싸움을 지켜보던 유비가 쌍고검(雙股劍)을 뽑아들고 황급히 말을 달려 싸움에 합류했다.
    "역적 놈을 살려 보내서는 아니 된다!"
    이제 세 명의 형제가 하나의 거대한 산과 같은 여포를 상대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후세에 길이 회자되는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 즉 세 영웅이 여포와 싸운 명장면의 시작이었다.

    유비의 쌍고검은 관우나 장비의 무기처럼 파괴적이지는 않았으나, 변화무쌍하고 빈틈을 노리는 예리함이 있었다. 세 형제는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여포를 압박했다. 장비가 정면에서 맹렬하게 공격하면, 관우가 측면에서 묵직한 일격을 날렸고, 유비는 그 빈틈을 파고들어 여포를 교란했다. 여포는 필사적으로 방어하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으나, 세 형제의 공격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의 방천화극은 현란하게 움직였으나, 세 자루의 무기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싸움은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비록 여포를 쓰러뜨리지는 못했지만, 천하무적이라 불리던 여포가 세 명의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은 연합군 전체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희망을 안겨주었다. 여포는 점차 지쳐갔고,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유비 쪽이 비교적 약하다고 보고, 유비를 향해 허초(虛招)를 날려 빈틈을 만든 후, 적토마의 빠른 발을 이용해 간신히 포위망을 뚫고 호뢰관 안으로 달아났다.

    유비 삼형제는 여포를 깊이 추격하지 않았다. 비록 여포를 물리치지는 못했으나, 그의 예봉을 꺾고 연합군의 사기를 드높인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호뢰관 아래에서 펼쳐진 이 장엄한 대결을 지켜본 모든 제후들과 병사들은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의 용맹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조조는 그들의 무용에 깊이 감탄하며 유비를 더욱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전 화웅을 벨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제후들조차 이제는 삼형제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이름은 삽시간에 연합군 전체에 알려졌고, 이전의 미미한 존재감은 온데간데없었다.

    여포는 호뢰관으로 돌아와 동탁에게 삼형제의 용맹을 보고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동탁은 여포마저 고전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며 이유와 다시 대책을 논의했다. 연합군의 기세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고, 낙양의 방어가 불안하다고 판단한 동탁은 마침내 장안으로 천도할 결심을 굳혔다. 그는 즉시 헌제를 비롯한 황족과 문무백관, 그리고 낙양의 수백만 백성들을 강제로 장안으로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황릉을 도굴하고 부호들의 재물을 약탈했으며, 저항하는 자는 가차 없이 죽였다. 그리고 떠나기 직전, 낙양 전체에 불을 질러 수백 년 역사의 고도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 참혹함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며칠 후, 연합군은 동탁이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으로 달아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제후들은 분노했지만, 한편으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목표였던 동탁은 이미 서쪽으로 멀리 사라져버렸고, 눈앞에는 잿더미가 된 낙양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연합군의 앞날은 다시 한번 불투명해졌고, 동탁 토벌이라는 대의 아래 모였던 제후들의 서로 다른 속셈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유비 삼형제는 비록 이 전투를 통해 그들의 이름을 천하에 알렸으나, 진정한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 파트 3

    호뢰관 앞에서 여포마저 물리친 유비 삼형제의 용맹은 연합군 전체의 사기를 드높였으나, 동탁이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으로 천도했다는 소식은 제후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그들의 주된 목표였던 동탁은 이미 서쪽으로 멀리 달아났고, 눈앞에는 잿더미가 된 수도의 처참한 광경만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연합군은 마침내 폐허가 된 낙양으로 입성했다. 한때 천하제일의 도시였던 낙양은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로 가득했고, 궁궐과 민가는 대부분 불타 무너져 내렸으며, 거리에는 약탈당하고 버려진 시신들이 즐비했다. 살아남은 백성들은 굶주림과 공포 속에서 절규하고 있었다. 제후들은 저마다 탄식하며 동탁의 잔학무도함을 성토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복잡한 심경이 교차했다. 일부는 진심으로 슬퍼했으나, 다른 일부는 폐허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궁리부터 하고 있었다. 특히 조조는 불타는 낙양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동탁에 대한 분노를 불태웠으나, 대부분의 제후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보였다. 유비 또한 참혹한 광경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두 아우와 함께 묵묵히 불을 끄고 약간의 구호 활동을 도왔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연합군의 선봉장이었던 장사태수 손견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그의 군사들이 건장전(建章殿) 남쪽의 한 우물에서 오색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신기하게 여겨 우물 안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그곳에는 진시황 때부터 내려온다는 천하의 옥새, '전국옥새(傳國玉璽)'가 숨겨져 있었다. 옥새에는 "수명어천 기수영창(受命於天 旣壽永昌: 하늘로부터 명을 받았으니 그 수명 또한 영원히 창성하리라)"이라는 여덟 글자가 새겨져 있었으며, 이는 황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손견은 옥새를 손에 넣자 가슴이 세차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그는 즉시 심복인 정보(程普)와 상의한 끝에, 이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옥새를 가지고 고향 강동으로 돌아가 새로운 대업을 도모할 야심을 품게 되었다. 그는 다음날 원소에게 병을 핑계로 귀향을 요청했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손견의 군사 중 하나가 이 사실을 몰래 원소에게 밀고했다. 원소는 크게 노하여 즉시 손견을 불러들여 옥새의 행방을 추궁했다. 손견은 잡아떼며 "내가 만약 옥새를 숨겼다면, 뒷날 칼과 화살 아래 비명횡사할 것이다!"라는 무서운 맹세까지 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원소는 그의 맹세에 더 이상 추궁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길을 터주었으나, 두 사람 사이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 소문은 다른 제후들에게도 퍼져나가 연합군 내부의 의심과 반목을 더욱 부추겼다. 공동의 적이 멀어지자, 각자의 야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오직 조조만이 동탁을 이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제후들을 모아놓고 열변을 토했다.
    "동탁은 수도를 불태우고 황제를 겁박하여 서쪽으로 달아났소. 이는 하늘이 준 기회이며, 지금이야말로 역적을 섬멸할 절호의 시기요! 우리가 힘을 합쳐 그를 추격한다면, 동탁의 무리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것이오!"
    그러나 대부분의 제후들은 이미 싸울 의지를 잃고 있었다. 그들은 병사들이 지쳤고 군량이 부족하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조조의 제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소조차도 동탁의 군세가 여전히 강력하고, 여포와 같은 용장이 건재하다는 이유로 추격을 망설였다. 오직 유비 삼형제만이 조조의 의기에 공감하며 그를 도울 뜻을 내비쳤으나, 그들의 힘은 미약했다.

    조조는 제후들의 무기력함과 이기심에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다.
    "豎子不足與謀(豎子不足與謀: 어린놈들과는 더불어 일을 도모할 수 없구나)!"
    그는 홀로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하후돈(夏侯惇), 하후연(夏侯淵), 조인(曹仁), 조홍(曹洪), 이전(李典), 악진(樂進) 등의 심복 장수들과 함께 동탁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탁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조조의 추격을 예상하고 형양(滎陽) 땅에 매복을 숨겨두었다. 동탁의 부장 서영(徐榮)이 이끄는 복병은 지친 조조의 군대를 사방에서 포위 공격했다. 조조군은 수적으로도 열세였고, 예상치 못한 기습에 큰 혼란에 빠졌다. 조조 자신도 화살을 맞고 말에서 떨어져 위기에 처했으나, 조홍이 자신의 말을 내어주고 "천하에 조공(曹公)이 없을 수는 있어도, 이 조홍이 없을 수는 없나이다!"라며 필사적으로 길을 열어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 전투에서 조조는 수많은 병사를 잃고 참패하여 연합군 진영으로 돌아와야 했다.

    조조의 패배는 연합군에 남아있던 마지막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제후들은 이제 동탁 토벌이라는 명분보다는 각자의 영토를 확보하고 세력을 확장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옥새를 둘러싼 의심과 반목, 그리고 서로 다른 야심이 결국 연합군의 해체를 불러왔다. 맹주였던 원소는 하내(河內)로, 공손찬은 북평으로, 다른 제후들 역시 각자의 근거지로 군사를 돌렸다. 한때 천하를 진동시켰던 동탁 토벌 연합군은 이렇게 허무하게 와해되고 말았다.

    연합군이 해산되자, 유비 삼형제는 다시 한번 갈 길을 잃은 처지가 되었다. 비록 호뢰관에서의 무용으로 천하에 그 이름을 알렸으나, 동탁을 토벌하고 한 왕실을 구하겠다는 그들의 원대한 목표는 아직 요원하기만 했다. 그들은 공손찬을 따라 잠시 북평으로 돌아갔으나, 그곳에서도 만족할 만한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그들은 연합군의 허무한 해체를 지켜보며, 진정한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들만의 힘과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동탁은 비록 연합군의 직접적인 위협에서는 벗어났으나, 그의 폭정은 장안에서도 계속되었고, 한나라의 운명은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연합군의 해체는 곧 군웅할거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각지의 제후들은 이제 서로를 견제하고 경쟁하며 대륙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비 삼형제는 이 혼란 속에서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야만 했다. 도원에서 맺은 의리는 변치 않았으나, 그들 앞에는 더욱 험난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튜브 엔딩멘트:

    지금까지 삼국지 제4편, '동탁 토벌 연합군, 조조의 날카로운 지략과 유비 삼형제의 빛나는 무용' 편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웅을 벤 관우의 용맹과 호뢰관에서 여포와 맞선 삼형제의 활약, 그리고 손견의 옥새 발견과 조조의 고독한 추격, 결국 연합군의 와해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삼국지 제5편, '낙양 불바다와 장안 천도, 동탁의 폭정과 흔들리는 대륙의 패권' 편이 이어집니다. 비록 연합군은 해체되었지만, 동탁은 여전히 장안에서 폭정을 일삼으며 건재하고 있습니다. 불타버린 낙양과 강제적인 장안 천도는 백성들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동탁의 잔혹한 통치는 한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 그리고 이에 맞서 새로운 음모와 반격이 어떻게 싹트는지! 흔들리는 대륙의 패권을 둘러싼 긴박한 이야기가 펼쳐질 제6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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